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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Dear 헤나 (53)
달과 나
보고싶은 나의 고양이 보드랍던 뱃살 고르릉거리던 목 길고 우아한 코 젖은 코끝 솜뭉치같던 발끝 호기심많고 사랑스런 성격 무엇도 대체할 수 없는 나의 아픈 일상의 조각 언제쯤 너를 떠올리고 울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 그랬노라고 결론지을 수 있을까 이야기의 끝이 있을까. 너의 삶이 다해도 나의 삶에서 놓지 못하면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거 아닐까 미안해 미안해 헤나 사랑해
내가 그린 그림은 새벽에 혼자 깨서 수유하는 조용하고 외로운 시간에 헤나가 있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거였다. 예상했던 대로 다정한 헤나는 옆에와서 지켜보다가 소파에서 쪽잠을 잘 때 옆에 와준다. 긴 밤이 지나고 낮에 시터가 와서 안방에서 잠깐씩 자는 때에도 헤나는 따라들어와 함께 자준다. 이 또한 이기적이다. 헤나에게는 이 변화가 어떨지 생각도 하지 않고 그 유연한 적응력만 믿고 밀어붙였지. 변명하자면 많은 변화 속에서 계속 함께할 수 있도록 밀어붙이는 것만으로도 쉽지가 않았다. 그래도 괜찮아 함께 할 수 있으니까. 나의 오랜 친구
새벽녘에 헤나는 기분이 좋아서인지 배가 고파서인지 가끔 와서 듬뿍 애정을 쏟고 간다. 나름의 방식으로 내게 가장 밀착해서 - 언제나 엉덩이는 내 얼굴쪽으로 놓은 채로 팔을 베고 엎드려서 손 그루밍을 받거나 손위에 자기 앞발을 올리고 기대있곤 한다 - 가끔 반쯤 뜬 눈을 돌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나한테 말한다. 오늘 아침엔 엉덩이부터 배 아래, 목까지 내 팔에 밀착하고 앞발로 내 손까지 안은 자세로 자리를 잡았는데 내 손으로 콩콩대는 심장이 느껴졌다. 이제 슬슬 날이 더워져서 털을 밀어줘야지 싶다가도 복실복실한 테디베어를 안고 있는 가끔씩의 아침에 그 느낌이 좋아서 조금더 보고있자 하게 된다. 털을 민 헤나는 나름의 하찮고 측은한 매력이 있지만 원래 모습은 노르웨이에 숲을 뛰어다니던 자연 그대로의 이 모..

가장 불안한 시절부터 함께였던 내 인생의 동반자 어릴때부터 어른스러웠고 침착하고 배려심 깊고 무던한 나의 고양이. 어느새 정말 어른냥이가 되었지만 내 가장 가까이에서는 여전히 아가같아
고양이들은 야행성이라 새벽에 일할 때 외롭지는 않다. 오히려 가만히 자는것보다는 좀더 반기는거 같기도 한데 그렇다고 그들이 그렇게 생산적이라는건 아니다. 어슬렁어슬렁 어느 순간 옆에 와서 하품하거나 졸고있다. 고양이가 그렇지 뭐. 나 간식먹을 때 옆에 와서 잠깐 야옹거리다가 벽에 한마리 바닥에 한마리 늘어붙더니 그래도 한 공간에서 함께 해주겠다는 의지가 기특하게 내 주변 3~7m 이내에서 졸아주었다. 보통은 고양이가 졸면 나도 졸리기 때문에 도움은 그다지 안돼지만 어제는 괜찮았다. 새벽녘엔 선풍기가 갑자기 꺼져서 귀신인가 정전인가 했는데 선풍기 버튼에 기대 졸고있던 헤나가 정지 버튼을 누른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