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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Dear 헤나 (52)
달과 나
내가 그린 그림은 새벽에 혼자 깨서 수유하는 조용하고 외로운 시간에 헤나가 있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거였다. 예상했던 대로 다정한 헤나는 옆에와서 지켜보다가 소파에서 쪽잠을 잘 때 옆에 와준다. 긴 밤이 지나고 낮에 시터가 와서 안방에서 잠깐씩 자는 때에도 헤나는 따라들어와 함께 자준다. 이 또한 이기적이다. 헤나에게는 이 변화가 어떨지 생각도 하지 않고 그 유연한 적응력만 믿고 밀어붙였지. 변명하자면 많은 변화 속에서 계속 함께할 수 있도록 밀어붙이는 것만으로도 쉽지가 않았다. 그래도 괜찮아 함께 할 수 있으니까. 나의 오랜 친구
새벽녘에 헤나는 기분이 좋아서인지 배가 고파서인지 가끔 와서 듬뿍 애정을 쏟고 간다. 나름의 방식으로 내게 가장 밀착해서 - 언제나 엉덩이는 내 얼굴쪽으로 놓은 채로 팔을 베고 엎드려서 손 그루밍을 받거나 손위에 자기 앞발을 올리고 기대있곤 한다 - 가끔 반쯤 뜬 눈을 돌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나한테 말한다. 오늘 아침엔 엉덩이부터 배 아래, 목까지 내 팔에 밀착하고 앞발로 내 손까지 안은 자세로 자리를 잡았는데 내 손으로 콩콩대는 심장이 느껴졌다. 이제 슬슬 날이 더워져서 털을 밀어줘야지 싶다가도 복실복실한 테디베어를 안고 있는 가끔씩의 아침에 그 느낌이 좋아서 조금더 보고있자 하게 된다. 털을 민 헤나는 나름의 하찮고 측은한 매력이 있지만 원래 모습은 노르웨이에 숲을 뛰어다니던 자연 그대로의 이 모..
가장 불안한 시절부터 함께였던 내 인생의 동반자 어릴때부터 어른스러웠고 침착하고 배려심 깊고 무던한 나의 고양이. 어느새 정말 어른냥이가 되었지만 내 가장 가까이에서는 여전히 아가같아
고양이들은 야행성이라 새벽에 일할 때 외롭지는 않다. 오히려 가만히 자는것보다는 좀더 반기는거 같기도 한데 그렇다고 그들이 그렇게 생산적이라는건 아니다. 어슬렁어슬렁 어느 순간 옆에 와서 하품하거나 졸고있다. 고양이가 그렇지 뭐. 나 간식먹을 때 옆에 와서 잠깐 야옹거리다가 벽에 한마리 바닥에 한마리 늘어붙더니 그래도 한 공간에서 함께 해주겠다는 의지가 기특하게 내 주변 3~7m 이내에서 졸아주었다. 보통은 고양이가 졸면 나도 졸리기 때문에 도움은 그다지 안돼지만 어제는 괜찮았다. 새벽녘엔 선풍기가 갑자기 꺼져서 귀신인가 정전인가 했는데 선풍기 버튼에 기대 졸고있던 헤나가 정지 버튼을 누른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