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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Dear 헤나 (52)
달과 나
# 코 1 헤나는 내가 뭔가 먹을때는 언제나 "앙" "냑" 등의 짧은 소리를 내고 달려와 옆에서서 또로록 쳐다본다. (어릴때 언어 교육을 잘못 받았나 제대로 야옹거리는걸 본적이 없다. 울랄라.. 뭐한거니) 슈렉 고양이의 눈빛 공격은 식탐이라기보다는 호기심에 가까운 것이, 냄새를 맡을뿐 먹는건 거의 없다. 혀로 할짝이는건 치즈케잌이나 커스터드 크림이나 닭가슴살 정도? 그래도, 헤나는 내가 부스럭 거릴때면 어김없이 달려오고 난 감각을 경험하게 해주려고 초콜렛만 빼고 복숭아든 고기든 냄새는 다 맡게해준다. 그러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벌름벌름 벌름벌름 하다 쿨하게 돌아선다. #코 2 헤나 기분이 좋을땐 뽀뽀 하고 입술을 쫑 내밀면 촉촉한 코를 부비적거리며 나름의 애정표현을 해준다. 기분이 그저그럴땐 무시한다...
약간 트러블이 있었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서늘해질때, 헤나는 기가 막히게 기운을 읽곤 낑낑거리며 내 가슴팍에 올라오거나 내팔에 꾹꾹이를 하곤 머리맡을 암탉처럼 품고 앉는다. 손가락에 얼굴을 부비고 반쯤 감은 눈으로 고르릉 대다 뽀뽀해 달라고 이마를 들이민다. 나는 보살필 존재가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들고, 그 존재의 사랑스러움에 웃고 만다.
촉촉 이마에 두번 뽀뽀하고 왔다. 벌써 그리운 헤나. 밥도 물도 충분히 주고 왔지만 하루만에 다먹고 다음날부터 굶고있지 않을까 걱정이구나. 내가 다음 고양이를 들이게 된다면 그건 헤나를 잃을 날이 두려워서일 거다.
가끔 점검이나 여행 때문에 헤나를 집에 데려다 놓을 때가 있다. 집에 맡겨지는 시간은 하루가 될때도, 3-4일이 될때도 있고 때로는 1-2주 가까이 되기도 한다. 먹이나 공간에 있어 부족한 부분은 없지만 낯선 공간과 나의 부재, 거기다 집에 있는 둘째 고양이의 텃세가 무시할 정도의 스트레스는 아닐거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헤나는 그곳에서 나만 기다리고 있지는 않는다. 얼마나 내 생각을 하는지 알수 있는 길은 없지만 그리고 내가 갔을때 무척 반갑게 다가오지만, 보통 그곳에서의 생활을 받아들인다. 날라가 시비를 걸면 걸리고(대부분 당하고 소파 밑으로 피신한다) 엄마가 안아주면 낯설지만 사랑받기를 즐긴다. 안방 침대는 언제나 두 고양이가 차지하고자 하는 고지인데 날라가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영역을 지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