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여행
- 만화
- 헤나
- 향수
- 음악앨범
- 아나스타샤 크루프닉
- 뉴욕
- 이현우의 음악앨범
- Pink martini
- 우디앨런
- 음식
- 요가
- 헤스페리데스
- 잉마르 베르히만
- 미움받을 용기
- My Dinner with Andre
- 비틀즈
- 영화
- 지혜.고.지
- Julie Delpy
- 향
- 붕어건
- 이현우
- 맨하탄
- 라디오
- 루이말
- 왕가위
- 커피
- 고양이
- 유머
- Today
- Total
목록눈 아래 쌓인것 (39)
달과 나
그것은 아주 오랜만에 아주 일상적인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마치 얼마 전에 봤던 것처럼, 우리는 오늘의 일상과 고민에 대해 같이 알고 있는 사람에 대해 요즘 시끌시끌한 뉴스에 대해 평소 하던 생각을 주고받았다. 서로에게 변화가 찾아온 일상에 대해 그렇구나 하고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그렇구나 했다. 무례하게 잡힌 약속에서 선을 넘지 않으며 서로 존중하는 이야기를, 컨디션이 좋지 않던 중에도 시간 지나는줄 모르고 나눈 걸 보니 존재할 수 있을까 싶었던 이 시간이 제법 반가웠나보다. 쉽지 않았을 길에 달랑달랑 들고온 작은 선물이 고마웠다. 너의 길이 평온하고 행복하길.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빛났고 빛나고 있는지를 알고 그렇게 믿고 걸어나가길. 나는 과거를 바라보지 않는다. 이랬더라면 하고 상상하..
정치, 종교관의 차이를 딛고 사람은 얼마만큼 가까워질 수 있을까? 부지런한 생활 습관, 합리적인 경험과 지식에 근거한 뚜렷한 육아관, 남들에게 기꺼이 도움이 되고자 하는 태도에서 이미 많은 도움을 받았고, 지금도 가까워진 지인이 있는데 최근 대화 중에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표현을 들었다. 나는 배울게 있는 사람은 친구로 두고자 하는 편인데 그 면을 오롯이 갖고 있으면서 정치/종교관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또한 그 생각이 너무나 뚜렷해서 남에게까지 전파하고자 하는 - 마치 전도가 나 뿐만 아니라 내가 아끼는 상대를 위하는 일이라 생각하는 종교인처럼 - 혼란스럽다. 그래서 요즘은 심신과 가치관의 혼란이다. 대책은- 내가 좋아하는 선배나 친구들을 찾아가는 것, 또 좋은 멘탈을 위한 운동을..
좋은 사람도 여자도 직업인도 아니었던 그 시절의 나에 대해서 다시 떠올리고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여전히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그런 상태였음은 인지하기로 했다. 제한된 삶의 경험과 좁다란 선택의 폭, 스테레오타입의 강요 속에서 physically sleep deprivation 과 overload가 더해졌을 때 탄생한 무언가. 더욱이 생명을 다루는 곳에서 철학이 부재하였을 때, 그것에 무디지 못한 자는 견디기 위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엄마는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존재이지만 시대에 희생된 여성의 한명으로서는 안타깝고 애처롭다. 그것은 나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었는데, -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외할머니로부터 엄마에게 온 그것은 훨씬 심각하고 유독한 것이었는데 많이 흐려졌다는 ..
내가 결정했으면서 다녀오는 첫날 밤에 기분이 좀 이상했다. 느즈막히 집에 도착하니 밤중 수유를 하고나서 트림시키려던 참이길래 받아서 안고 소파에 앉았다. 어둡고 아늑한 방 안에서 졸음이 쏟아져 내게 기대 웅크린 작고 동그란 등을 안고 토닥토닥이다가 정말 많이 울었다. 태어나자마자 잘 나오지도 않는데 온 힘을 다해 빨던 너를 기억해. 동그란 볼을 대고 열심히 먹던 너도, 실컷 먹고 기분좋게 배불러하던 너도, 안아주면 새가 모이를 쪼듯이 목이랑 가슴팍을 콕콕대며 조르던 너도 기억해. 울적할 때마다 찾을 만큼 좋아해줬는데 내 마음대로 끝을 결정해서 미안해. 그동안 좋아해줘서, 포기하지 않아줘서 정말 고마워.
50년대에 태어나 격동하는 시대를 살아온 그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선생님은 그 시대의 잔인한 속도를 온전한 멘탈로 버텨낸 것 만으로도 훌륭하다 하셨다. Gift 없이는 좋은 사람이기 힘든 세대. 타고난 아주 낙천적인 기질이거나 타고난 배경, 재력에서 오는 여유같은 것들 없이는 흐트러질 수밖에 없는 시대였다. (물론 그러고도 가부장적이거나 불안정한 경우는 아주많이 있다) 여자에게는 특히 더. 20대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30대에도 쉽지는 않지만 포용해 보려고 한다. 나는 비슷한 유전자를 물려받고 전혀 다른 시대를 자랐으니까. 그 세대가 겪은 차별과 외로움을 물려받지 않(도록 배려받)고 자랐으니까. 지금 나의 나이도 체력도 버퍼를 가질 수 있으니까. 사랑받고 사랑할 존재가 곁에 있으니까.
어젯밤에 갑자기 후배의 전화를 받고 마음이 복잡해져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싶었는데 참 마땅치가 않았다. 내 멘토였던 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시고 나는 이제 주변에 의지하기보단 의지가 되어주는 존재가 되어야할 위치에 이르렀다. (내 의도도 누군가의 강요도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거기로 조금씩 이끌어져 놓여지는 느낌이다) 겨우 한마디 말을 듣고 잠들었는데 열대야의 스트레스가 있는 여름밤에 꿈에 영향을 주지 않을리 없지. 다른 주제로 번복되는 꿈에 스트레스를 약간 받다가 깨어났는데 의외로 마음은 정리가 된 기분이다. 새벽에 배고파서 온 헤나의 골골대는 궁둥이도 마음을 가라앉혀 주었다. 눈뜨자마자 계란을 부치고 콩나물국을 끓이고 상을 차려서 아침밥을 먹었다. 과거를 돌이켜보지 않는 편인데 아직까지 내 인생에 ..
# 첫 global meeting call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내용적인 면에서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으니까 이 정도로 괜찮다고 스스로 토닥토닥. 항상 생각하지만 영어가 native라는 것 뿐이지 능력의 차이가 아니다. 얼마나 fluent 한지보다 얼마나 내용적으로 충실하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attitude를 가지는데 초점을 두자. 다만 집중도가 떨어질 때에도 조금더 잘 들린다면 좋겠다. 학생 때 영어로 꿈을 꾸면 영어가 느는 거랬는데 한번두 안꾸다가 요즘 나오는걸 보면 역시 실전이 가장 좋은 스승인것 같다. 급하면 알아서 리소스를 찾게 되니까. # 사내 기선제압 M부서와 첫 충돌이라면 충돌이고 서너번 정도 참다가 오늘 폭발했다. 하지만 아직 난 신입이니까 정색할때도 여기저기 물어보고 한다. ..
오늘이 듀인 일이 두 개 있었고 멘토를 부탁드린 분과 미팅이 세시에, 그전에 마무리 짓지 못한 일을 마무리하기 위한 (밑작업을 하려는) 약속이 다섯시에 있었다. 신체 컨디션은 가장 안좋은 날이었고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중요한 일들이 몰려있어서 일주일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다. 특히 마지막 약속이 제일 까다로워서 고민을 많이 했다. 석사 때 했던 논문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교수님께서 저널 작업의 현역에 계셔야 했고 나는 송구함과 동시에 왜 다시 하고싶었는지 어필을 하면서 교수님께도 흥미를 불러일으켜야 했는데 다행히 너그러이 받아 주시고 불이 조금 지펴졌다. 번외로, 돌아가는 길에 챙길 생각이 없던 두 개의 꽃까지 챙겨넣고 나니 몸과 정신의 에너지 전부다 빠져버렸다. 체력도 한개라 손이 덜덜 떨리길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