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유머
- 라디오
- 영화
- 이현우의 음악앨범
- 루이말
- 왕가위
- 여행
- 이현우
- 비틀즈
- My Dinner with Andre
- 헤나
- 고양이
- 커피
- 뉴욕
- 향수
- Julie Delpy
- 잉마르 베르히만
- 음악앨범
- 요가
- 맨하탄
- 향
- 미움받을 용기
- 헤스페리데스
- 지혜.고.지
- Pink martini
- 음식
- 우디앨런
- 아나스타샤 크루프닉
- 붕어건
- 만화
- Today
- Total
목록소곤소곤 일상 (178)
달과 나
친구가 psychiatrist 여서 좋은 점은 현시점의 멘탈 밸런스가 무너졌는지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단 거다. 최근 몇 주 사이에 내 사진을 보내주더니 확실히 진단을 내려줬다. 병원에서 환자를 볼 때 가장 먼저 체크하는 것이 문 열고 들어오는 환자의 표정이라고 했다. 또 한가지는 수련의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 강좌를 추천해줬는데 육아 타이밍에 딱 맞아서 오늘 아주 즐겁게 듣고있다. 면담 치료가 기본인 선생님들은 설명도 대개 다정하고 목소리도 아주 부드럽고 좋다. 차갑고 딱딱하고 논리적인데 목숨거는 우리 과와는 다르군. 결론은 친구에게 잘하자.
뒤늦게 찾아보다 모든 곳에 가기 실패한 연휴 그 첫날. 율율과 둘이 반나절을 보내야했는데 근처에 찾아둔 보석같은 카페가 열었길래 도전하기로 했다. 사장님 혼자 운영하시는 곳인데 그래서 메뉴는 약간 천천히 나오지만 커피와 곁들이는 모든 메뉴가 따뜻하고 맛있다. 아기의자가 없어서 친구하고만 가본 곳인데 그전에 왔을때 사장님께 아기 데리고 와도 괜찮다는 귀띔을 살짝 듣고 용기를 냈다. 유모차로 들어서기 어려운 문턱에서 부터 일차 위기를 맞았지만 다행히 율율 마음에도 들었나보다. 유모차에 앉은 채로도 한참 구경하다가 인테리어 중에 분홍색 헤드폰을 쓴 침팬지 그림을 맘에 들어하다가 마실나온 강아지와 인사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낮잠 시간에 되어 율이는 고래를 껴안고 행복하게 자러가고 나는 포장해온..
전시가 열린다고 듣자마자 너무 보고싶어서 얼리버드 예약을 했었는데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쳐 못가고 10% 수수료를 뜯기며 취소했다. 연휴를 앞두고 다시한번 도전해볼까 싶어서 무려 아기를 데리고 전시 예약을 했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는 10여년 전쯤 뉴욕에서 만났다. 하고싶은 것들을 차마 입밖에 내보지 못하고 동경 속에 무작정 떠나왔던 그곳에서 지독하게 외로웠는데 휘트니 뮤지엄이었던가, 그곳에서 아마도 호퍼의 가장 유명한 그림들로 알려진 작품들을 보았다. 젊은 여자가 앉아있는 그림과 네모네모한 창문이 이어지는 빌딩 숲, 보도블록에 깔리는 그림자 같은 것들이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울었었나 아니면 마음으로 울었었나. 어떤 작품은 어느 정도이상 감정의 깊이가 깊어질때 더 가까이 만날수가 있는데 호퍼는 아마..
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기록에 매몰되지 않기위해 언어화를 아껴왔지만 부정적인 감정도, 긍정적인 감정도 언어화가 되지 않으면 애매모호 해져서 neutralize되버리고 만다. 문제는 긍정적인 감정의 경우 그럭저럭 좋은 감각의 기억 등을 남기며 또는 남기지 않으며 소멸되어 버리지만 부정적인 감정의 경우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나에게 완전 연소되지 않은 잿더미를 남기고 가기 때문에, 콜록이거나 주변에까지 여파가 생겨버리고 만다. 이제는 나의 기분과 감정이 누군가의 모든것이 되어버리는 때이므로, 쓰잘데기 없는 잿더미를 완전연소 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까지 언어화해서 구분지어 날리고 소중한 기억은 차곡차곡 적어서 밸런스를 잡아가야 한다. 이전에 나의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에 관한 웹툰이 있었다..
수면 교육에서 밤잠을 깨우지 않으려고, 혹은 기저귀 갈 때 찡찡대는 게 아래가 허전해져서인 줄 알고 빠르고 완벽하게 갈아주는 고민만 하느라 잊고 있었던 점들을 책에서 배우고 있다. 부드러운 터치, 아기와의 긴 눈맞춤, 속닥이는 말들 이런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너의 언어를 배우는 건 분석이 전부가 아니고 따뜻한 가슴에서부터의 전달이 시작인 것을. 시간에 쫓기지 말고, 울음에 다급해지지도 말고 조용하고 부드럽게, 일관성있고 침착하게. 통곡 없이 잠 잘 자는 아기의 비밀은 참 잘 쓰여진 책이다. 게을러서 느릿느릿 보고 있었는데 읽을수록 좋아서 속도가 붙고 있다. 보고 다시봐야겠다 싶어서 밑줄도 긋고 엄마한테 줄 책도 따로 주문했다.
나의 욕망을 마음껏 펼쳐도 되는 곳이 적어질 수밖에 없는 건 상대에 대한 배려 나에 대한 경계를 줄이기 위한 선방이다. 오프라인에서 하기 어려운 일을 온라인에서 하기에는 관심에 대한 욕망이나 그 side effect에 대한 배짱이 부족하다. 너에 대한 사랑을 마음껏 표현할 곳이 거의 없어지는건 어느 정도는 나의 선택이지만 그래도 약간 외롭기는 하다. 마찬가지로 오프라인에서 하기 어려운 일을 온라인에 불특정 다수에게 하기에는 배려할 곳도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많다.
# 진부하고 상투적인 모성애라든지 애착 모유수유 출산육아휴직 이 모든 것들은 내게 진부하고 상투적인 단어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의미는 내 커리어를 옥죄거나 몸 컨디션과 라이프 밸런스를 교란시킬 변수로만 다가왔다. 책임감 없는 엄마가 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내 이기적인 선택인 만큼 주어진 의무에는 충실할 생각이었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너를 가져서 내가 잃고 얻게될 것들에 대한 손익계산을 했다. # 톨스토이 마치 종교와 삶과 인간과 사랑, 근면함과 데일리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톨스토이가 도스토예프스키만큼 쿨하지 않게 느껴지듯이. # 첫 저 모든건 너의 첫 울음소리를 듣고 얼굴을 보는 처음 그 순간 얼마나 무의미한 것이 되었는지. # 첫2 크게 울지 않는 아기는 건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호흡..
Work # 퇴직을 선언한 상사와의 짧은 기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1 on 1을 가졌다. 차갑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나는 업계에 들어올 때 첫 면접에서 만난 상대로 그 때 인트로를 잘 받았기도 하고 같은 background를 가진 상대이다보니 멀지 않게 느껴졌다. 그래도 너무 함께한 기간이 짧아서 형식적인 인사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진솔하게 속을 보여주고 조언을 해주어서 놀랐다. 최소 2년의 retention은 필요하다는 것, 여러가지 기회가 올 것이라는 것, global로의 career를 생각할 때는 다시 한번 도전이 필요할 것이라는 insight가 남았다. # Counter 부서에 대한 분노가 활화산처럼 폭발했다. 오늘은 차분하게 메일을 날려주었지만 조만간 선을 그어둘 때가 올 수 있으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