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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Art/책 (22)
달과 나
배냇짓을 시작한지는 조리원에서부터 꽤 되었는데 집에 돌아오고나서도 종종 웃곤하는 나의 아기. 배부르거나 편안할 때나 너를 존재로서 얼마나 사랑하는지 소곤소곤 말을 건넬 때 얼마나 활짝 웃어주는지. 그 아리송한 타이밍에 웃는 아가를 보면서 톨스토이 단편에 미카엘이 생각났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미카엘의 수수께끼 같은 정체 때문이었는지, 혹은 추운 겨울과 따뜻한 방의 대비, 부자와 가난한 자의 묘사가 인상적이어서인지 몰라도 좋아해서 어릴 때 여러번 반복해서 보곤했다. 어린이 버전으로 읽고 나서 조금 커서 원본을 보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집에 책이 없어서 결국 교보에서 주문을 했다. 벌거벗은 채로 구조된 뒤 구두방에서 일을 배워서 묵묵히 일하는 미카엘은 아무 표정도 없이 지내는 일상 중 몇년 사이에 세 번..
.... 60일 된 둘째를 양육하는 시각 장애인 엄마의 집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집에 도착했을 때 아기는 곤히 자고 있었습니다. 아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엄마가 갑자기 "아기가 잠에서 깼어요."라고 말하며 아기 침대로 천천히 이동했습니다. 침대로 가보니 아기는 정말 깨어나 혼자 부스럭거리면서 놀고 있었습니다. 아기의 미세한 움직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없는 엄마가 작은 소리만으로 아기의 상태를 알아채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자다 깬 아기의 기저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제가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엄마는 "나도 잘해요."라고 하면서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었습니다. 깜짝 놀랄 정도로 부드러우면서 능숙한 솜씨로 기저귀를 갈아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는 평소 엄마들을 만나면 기저귀..
대부분의 사회정치적 차별에는 논리적, 생물학적 근거가 없으며, 우연한 사건이 신화의 뒷받침을 받아 영속화한 것에 불과하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훌륭한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만일 흑인과 백인의 구분, 브라만과 수드라의 구분이 생물학적 실체에 근거를 두었다면 어떨까? 만일 브라만이 정말로 수드라보다 더 나은 뇌를 가지고 있다면? 그렇다면 인간사회를 이해하는 데는 생물학으로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의 각기 다른 집단이 지니는 생물학적 차이는 사실상 무시할 만한 수준이므로, 생물학으로는 인도 사회의 곡절이나 미국 인종차별의 역사를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상상의 산물을 잔인하고 매우 현실적인 사회구조로 바꿔놓은 사건들, 조건들, 권력관계들을 연구해야만 비로소 그런 현상들을 이해할 수 ..
'프루-프루는 체격이 훌륭한 말은 아니었다. ... 말의 전체 모습 속에, 특히 머리에 의심의 여지없이 정력적이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표정이 깃들어 있었다. 그 말은 오로지 입의 구조가 말을 하도록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을 못 하는 동물들 중 하나인 것 같았다.' 톨스토이는 그렇게, 몇 문단 정도 소요해서 브론스키가 자신의 애마를 바라보는 만큼 프루-프루를 다정하게 바라보게 해 놓고 그다음 챕터에서 장애물 경기에 나간 프루-프루의 흥분한 털끝 하나까지 손가락에 느껴지는 것처럼 긴장감을 조성해 놓고는, 극적인 장애물을 넘을 때마다 희열을 끌어올리다가 끄트머리에 거의 다다른 마지막에 탁- 놓아버렸다. 이렇게 해놓으면 책 바깥에 홀로 남은 내 감정은 어떻게 하라고. 소설 속에 소설. 결국 나를 울리고 마는 ..
겨울에 시작해서 시즌 내에 읽는게 목표였는데 겨울이 지나고나서야 빠지기 시작했다. 내 첫 장편 톨스토이 #. 안나에 대한 외모의 묘사가 없었다는 것은 삼촌 책에서 먼저 보았던 지적이지만, 이렇게 사람의 외양과 성향, 심리 묘사를 세밀하게 하는 작가가 안나에 대해서는 굽이치는 검은 곱슬 머리, 짙은 속눈썹 때문에 검게 보였던 회색 눈 이상의 묘사가 없다는 것은 의도적인 것이 분명하다. 그보다는 오히려 억제된 활기, 행동의 유연함과 싱싱함과 같은 동적인 묘사가 많다. 이 또한 작가의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 쉴새없이 휘몰아치는 눈보라 안을 달리는 규칙적인 열차의 반동, 난방이 올라온 객실의 열기, 그 안에 흔들리는 안나의 심리 묘사가 좋다. (Chapter 29) 압권은, 그러고나서 도착한 페테르부르크역에..
왜이렇게 진도가 안나갔지 하고 한챕터를 열면 바로 다음 챕터로 가기 미안해질만큼 꽉찬 고민과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으려는 진솔한 마음이 담겨있다. 뒷표지에 서평이 아쉬울만큼 담백하게 그리고 따뜻하다라고 쓰지 않았는데 따뜻한 시선으로 글을 쓴다. 그리고, 신파가 아니라서 좋다. 오늘 본 건 ‘나는 개가 아니다’ 왜 소수자를 보호해야 하는가란 질문에 조리있게 답하지 못한 게으른 나에게 답안을 읽어주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책을 보고싶다.
도스토예프스키 천재에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