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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나
폭 안기기 본문
새벽녘에 헤나는 기분이 좋아서인지 배가 고파서인지 가끔 와서 듬뿍 애정을 쏟고 간다. 나름의 방식으로 내게 가장 밀착해서 - 언제나 엉덩이는 내 얼굴쪽으로 놓은 채로 팔을 베고 엎드려서 손 그루밍을 받거나 손위에 자기 앞발을 올리고 기대있곤 한다 - 가끔 반쯤 뜬 눈을 돌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나한테 말한다. 오늘 아침엔 엉덩이부터 배 아래, 목까지 내 팔에 밀착하고 앞발로 내 손까지 안은 자세로 자리를 잡았는데 내 손으로 콩콩대는 심장이 느껴졌다.
이제 슬슬 날이 더워져서 털을 밀어줘야지 싶다가도 복실복실한 테디베어를 안고 있는 가끔씩의 아침에 그 느낌이 좋아서 조금더 보고있자 하게 된다. 털을 민 헤나는 나름의 하찮고 측은한 매력이 있지만 원래 모습은 노르웨이에 숲을 뛰어다니던 자연 그대로의 이 모습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