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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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아래 쌓인것

어떤 만남

디아나§ 2024. 3. 1. 19:54

그것은 아주 오랜만에 아주 일상적인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마치 얼마 전에 봤던 것처럼, 우리는 오늘의 일상과 고민에 대해 같이 알고 있는 사람에 대해 요즘 시끌시끌한 뉴스에 대해 평소 하던 생각을 주고받았다. 서로에게 변화가 찾아온 일상에 대해 그렇구나 하고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그렇구나 했다. 무례하게 잡힌 약속에서 선을 넘지 않으며 서로 존중하는 이야기를, 컨디션이 좋지 않던 중에도 시간 지나는줄 모르고 나눈 걸 보니 존재할 수 있을까 싶었던 이 시간이 제법 반가웠나보다. 쉽지 않았을 길에 달랑달랑 들고온 작은 선물이 고마웠다. 너의 길이 평온하고 행복하길.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빛났고 빛나고 있는지를 알고 그렇게 믿고 걸어나가길.

나는 과거를 바라보지 않는다. 이랬더라면 하고 상상하는 미래도 없다. 이건 각오가 아닌 내 유전자에 새겨진 생존법에 가깝다. 현재에 나의 삶, 손가락 끝에 머무는 감각과 일상에 치중하고 그 안에서 밸런스를 찾고 경이로운 순간에 벅차하는 것, 이런 것들이 자연스레 그 시점에 가장 중요해진다. 그래서 내겐 아직까지 리즈라는 단어가 없다. 가장 치열하고 아름다운 시간은 현재이므로.
다만 그런 게 있다면 다음 생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