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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내 취향 (43)
달과 나
얼마전에 아빠랑 둘이 야식을 먹으러 국수집에갔었거든요. 자그마한 맛집이라 왠만한건 셀프서비스였어요. 젓가락과 숟가락을 놓고, 멀리있는 정수기로 물을 가지러 가려는데 아빠가 한사코 막고 본인이 가셨어요. 그렇게 물을 떠오시면서 아빠 컵엔 찬물을 가득 담고 나에게 줄 컵에 당연하다는 듯이 따뜻한 물을 반쯤 받으면서 "따뜻한 물이 좋지?" 하는 거에요. 순간 약간 뭉클했어요. 우리 엄마는 여름이든 겨울이든 찬물을 잘 안마시거든요. 언제나 뜨거운물에 찬물을 약간 섞어 따뜻한 물, 아빠는 결혼하고 언제나 엄마한테 그렇게 맞춰주곤 했던 거에요. 그것도 아주 당연하게. 아빤 그렇게 엄마를 대해주는 것에 한번도 억울함이나 귀찮음을 표시한 적이 없어요. 오히려 엄마를 편안하게 해주었다는 데에 뿌듯해하고 기뻐하셨죠. 어릴..
아베 야로가 그랬다. 추위 타는 여자는 사랑스럽다고. 포근한 이불 두겹 헤나의 보송한 털 따땃한 물에 목욕 칼로리가 높아 열이 오를것 같은 초콜렛 유자차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 크리스마스 리스와 캐롤 겨울에 좋아하는 것들.
프랑스 이름을 가지게 된다면, C 로 시작하는 이름을 갖고 싶었다. /s/ 로 발음되는 c 이거나, c 다음에 바로 l 이 와서 /kl/ 이라는 울림으로 시작되도록. 그러고보니 떠올린 이름 두개가 모두 브랜드군. 그건 별론데
좋아하는 스타일은, 부츠에 넣기 편한 스키니진 짙은 컬러에 자켓 또는 열고입는 롱코트 이지만 몸에 살이 올랐을 때 -남들에겐 눈치 못채이나 바지 입었을때 힙 부분의 핏에서 느껴지는 정도- 는 맨다리에 부츠를 신고 싶어진다. 맨살은 추우니까 살색 스타킹에 니삭스 같은거 없이 바로 부츠. 까만 부츠 위로 보이는 허벅지는 살집이 약간 있는게 매력적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서. 부츠 윗부분에 다리가 너무 말라있으면 심심해 보인다. 너무 말랐던 적도 잘 없긴 하지만. 음 암튼 오늘 그렇게 입었다는 것이고, 요새 맛있는게 좀 많았다. 외식 메뉴를 자제하긴 싫으니 핫치킨 고로케의 아침은 당분간 참아야겠다. 허벅지랑 가슴에 이어 배둘레까지 더 말캉해지기 전에.
여자들의 보편적인 쇼핑 리스트 중에서 (옷, 구두, 메이크업-기초,색조,클렌징, 가방, 네일, 헤어, 란제리) 액수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나의 경우 첫눈에 마음에 들었을때 가장 고민없이 지갑을 여는 것은 향수다. 물론 크리드 향수는 내 마음을 사로잡고도 멀리 있을 뿐이고 향수 쇼핑을 그렇게 자주하는 편도 아니지만, 내 후각의 취향과 그를 통해 형상화되는 이미지를 향한 욕구를 나는 매우 존중한다. 어쨌거나 프루스트의 긴 이야기는 마들렌을 통해 (미각보단 후각이 아닐까) 시작되고 후각이란 개념 자체가 낭만적이고 싱그러우며 (신경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 환자들의 가장 초기 징후는 anosomia 이다) 이 무엇이든 해낼 것 같은 디지털 시대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영역이니까. 오래 전부터 데일리로 가운을 입고..
겨울엔 스타벅스에 가고싶어져. 쓸데없이 비싼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나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독일의 아헨같은, 자본주의와 조금더 안친한 곳에 사는 나의 친구는 비웃겠지만, 도시 한복판에서 크리스마스를 예감하는건 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트리에서 시작된다. 올해도 눈이 많이 올까. 부쉬드 노엘을 먹게 될까. 좋은 영화를 보고, 다음날 아침에 스타벅스에 가게 될까.
당직실에서 책을 펴놓고 공부를 하다가 무심코 앞을 보면 이 방을 같이쓰는 (주로 흉부외과, 심장내과 중 중환자실 당직) 인턴들이 가져다놓은 간식과 책 몇가지가 눈에 띄는데 나는 저 해부학 책 - Dorland''s/Gray's Pocket Atlas of Anatomy를 자꾸 다른 제목으로 읽게된다. Dorland''s/Gray's Pocket Atlas of Anatomy . . Dorland''s/Gray's Pocket Atlas of Anatomy . . . Dorian Gray's Portrait (The Picture of Dorian Gray) 고플때가 됐다. 책이든 영화든 내게 주어진 Duty-Off time 을 머리말고 마음을, 감각을 채우는데 쓰고싶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있다.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 못지않은 카메라를 들고 연구하고 많이 찍고 또 잘들 찍는다. 몸의 일부처럼 들고다니는 핸드폰에도 카메라 기능은 필수적인 것처럼 달려있다. 나같은 기계치도 두개의 카메라, 아니 핸드폰까지 하면 세개의 카메라를 가지고 있을 정도니까. 가끔씩, 그래서 너무 쉽게 찍힌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기억을 남긴다는 핑계로 과거의, 여행중 어느 거리의, 하루 밥거리를 생각없이 찰칵대며 기록을 남긴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나도 한때 그러했고 지금도 종종 그러하며 그리고 가끔 사진은 정말로 좋은 추억을 남겨주니까. 다만 프루스트적인, 좀더 우회로의, 아날로그 적이고, 쉽게 사라질 위험이 있어 그가운데 살아남은게 더소중한, 그런 감각의 기억들은 생존에 위협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