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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나
말에 대한 어떤 묘사 본문
'프루-프루는 체격이 훌륭한 말은 아니었다. ... 말의 전체 모습 속에, 특히 머리에 의심의 여지없이 정력적이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표정이 깃들어 있었다. 그 말은 오로지 입의 구조가 말을 하도록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을 못 하는 동물들 중 하나인 것 같았다.'
톨스토이는 그렇게, 몇 문단 정도 소요해서 브론스키가 자신의 애마를 바라보는 만큼 프루-프루를 다정하게 바라보게 해 놓고 그다음 챕터에서 장애물 경기에 나간 프루-프루의 흥분한 털끝 하나까지 손가락에 느껴지는 것처럼 긴장감을 조성해 놓고는, 극적인 장애물을 넘을 때마다 희열을 끌어올리다가 끄트머리에 거의 다다른 마지막에 탁- 놓아버렸다. 이렇게 해놓으면 책 바깥에 홀로 남은 내 감정은 어떻게 하라고.
소설 속에 소설. 결국 나를 울리고 마는 그 미친 필력에 욕이 나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