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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Art/영화 (22)
달과 나
솔직히 좋은 영화는 "좋다!" 라는 말이면 충분하다. 그 모든 색감과 구도, 음악과 대사를 망라하는 온감각을 오롯이 담기란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지난 영화들에 대해 기록을 남기지 않아 아무런 기억도 없는것을 아쉬워하면서도 언제나 감상을 남기기가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다만 "좋았어"라고 하는 영화에도 여러 부류가 있다. 왕가위의 영화처럼 어느때나 보긴 부담스럽지만 이맘때가 되면 굶주리듯 찾게되는 영화도 있고 프랑수아 오종처럼 나의 눈높이와 오감에 아주 잘맞아서 언제 만나도 기분좋은 영화도 있다. 처럼 망치로 때릴듯한 충격으로 다가온 영화도 있고 (기록적일만큼 좋았음에도 왠만해서 다시볼 엄두를 내지못한다) 레오까락스의 처럼 볼수록 묘한 중독을 일으키는 영화도 있다. 아, 오늘 아침에 케이블에서 우연히 보..
공허하고 또 공허하다. 그가 멀리 있거나 친구들이 바쁜 탓에, 혹은 요즘 부쩍 정신없는 내 일상 중에 혼자있을 떄가 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그가 온다는 연락에 활력을 얻은건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꽃이 피고 햇살이 서늘하던 공기를 넘칠만큼 채우고 빛은 동공을 작게만들수 있는 한계까지 눈부시다. 그런데도 빈다.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와 거울을 쳐다보기도 싫어지는 권태가 있다. 그래서 잔인하다. 왕가위의 영화는 빛이 아주 많다. 소리도 많고 눈이 마주치는 순간이나 커피를 마시는 1초도 과장되리만큼 길다. 색은 느끼할만큼 스크린을 가득 채우고 배우는 온 감성을 담은 눈빛을 들어 응시하며 음악은 육즙이 아주 풍부해서 감칠맛이 넘친다. 해부학적인 위의 주림이나 혀끝의 감각보다도 영혼이 자꾸 새는 요즘..
아이삭은 직장에서 대중 문화의 가벼움에 대한 비판을 늘어놓다 잘리고 ("30초동안 영웅이었지만 이제 난 실업자가 됐어!") 헤어진 두번째 아내는 그에 대해 속속들이 파헤치는 책을 내는데다 현실성 없는 열일곱살의 연인으로부터 적극적인 대시를 받는다. 보기만해도 정신없는 일상 중에 자신과 세상을 향해 염세주의적인 농담을 날려대는 이 아저씨는 우디 앨런이 직접 연기했는데 1979년 작인데도 꽤 세련된 매력이 있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우유부단하고 소심하고 겁쟁이지만 예술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닥친 불운을 위트있게 표현해낼 줄 안다. 사랑이 변하고 세상은 속물이 넘친다는걸 누누히 알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결국 진실한 감정 앞에 솔직하게 작아질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우디 앨런은 이 영화를 통해 많은 불운과 결별..
루이 말 감독 Starring: Andre Gregory, Wallace Shawn 이 영화는 화자가 친구인 앙드레와 함께 식사를 하며 나누는 대화로 거의 대부분이 채워진다. 앙드레(오른쪽)는 예술계에서 제법 잘나가는 친구였으나 어느날 불현듯 모든 것을 때려치우고 잠적해 버린다. 화자와 오랜만에 만난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지금껏 깨닫지 못했던 진정한 삶의 행복과 몸의 욕구란 무엇이며 어떻게 자신을 구속하던 틀을 벗어나 이를 찾을수 있었는지 다소 황당할 정도의 과감함으로 이야기한다. 화자는 (앙드레의 말을 들을때 표정 변화가 죽음이다) 앙드레의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것은 일상의 아주 작은 소소한 것들, 일 나가기 전에 아내가 차려주는 밥상이라거나 휴일날 거리의 햇살과 같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