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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나
정치, 종교관의 차이를 딛고 사람은 얼마만큼 가까워질 수 있을까? 부지런한 생활 습관, 합리적인 경험과 지식에 근거한 뚜렷한 육아관, 남들에게 기꺼이 도움이 되고자 하는 태도에서 이미 많은 도움을 받았고, 지금도 가까워진 지인이 있는데 최근 대화 중에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표현을 들었다. 나는 배울게 있는 사람은 친구로 두고자 하는 편인데 그 면을 오롯이 갖고 있으면서 정치/종교관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또한 그 생각이 너무나 뚜렷해서 남에게까지 전파하고자 하는 - 마치 전도가 나 뿐만 아니라 내가 아끼는 상대를 위하는 일이라 생각하는 종교인처럼 - 혼란스럽다. 그래서 요즘은 심신과 가치관의 혼란이다. 대책은- 내가 좋아하는 선배나 친구들을 찾아가는 것, 또 좋은 멘탈을 위한 운동을..
물음표 살인마냐고 짜증을 조금 냈다가 궁금한게 많아진 것은 아마도 설레서일 거라고 생각하니 약간 미안했다. 아마도 평소에 집안을 이끄느라 눌려있던 부분이 떠나오며 무게를 벗어던지자 그 아래 숨어있던 딸기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소녀가 나온듯 하다. 조금 더 참을성이 있어야된다. 내가 배려하고자 마음먹고 시작한 일이니까. 확실한 건 호기심의 유전자는 엄마를 통해 나에게 흘러왔고 그것이 율이에게 들어갔다. 이건 삶의 기본조건이 충족하는 하에서 꽃피며, 충분히 감각과 존중과 성장으로 보답받지 못할 경우 우울증과 무력감을 낳는다.
약속 시간은 7시 오페라 극장 앞. 지하철을 타려다 멀지 않아서 걷기로 했다. 거리는 아직 크리스마스의 설렘이 흔적처럼 남아있고 아직 남은 연말 휴일을 즐기는 연인과 가족들로 붐빈다. 머리 위에 반짝이는 조명들과 테라스에 나와 앉은 사람들로 보도가 넓은데도 꽤 복작거렸다. (옛날에 명동 거리 같기도 했다) 느긋하게 가다보니 시간이 촉박해서 살살 뛰기 시작했다. 12월 답지 않게 적당히 차가운 밤공기에 베이지색 바지와 블랙 터틀넥 니트, 패딩 조끼를 걸친 몸은 가볍고 내가 살피거나 책임져야할 존재없이 나 혼자, 이곳에 나는 이방인이다. 투어를 위해 뛰어가는 15분의 시간이 이렇게 낯설고 기분좋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유모차와 아가들이 보일때 마다 눈을 돌리지만 귀여운 아기가 인형처럼 폭 싸여있기라도 하면..
1.5세기가 되어가는데 아직도 미완공인 건축물이 있단다. 73세의 외로운 예술가가 생의 마지막까지 혼을 바쳤고 그 정신이 다음 세대의 예술가로 이어져서 살아 숨쉬고 있는 곳. 아마도 그래서일거야. 고개를 들고 클래식도 모던도 아닌 삐죽삐죽한 탑과 몇 개의 탑 꼭대기에 놓인 앙증맞은 과일뭉치들을 보며 갑자기 울컥해온 건. 사실은 말이야, 엄마는 처음엔 그렇게 내키지가 않았어. 예전에 먼저 다녀온 사람이 예의없이 남발하는 후기에 어쩔수없이 대응을 해줘야할 때도 있었고 모두가 하도 극찬을 하니 그냥 거부감이 먼저 들기도 했었나봐. 이번에 비행기에서 우연히 건축물과 건축가의 열정에 대한 52분의 짧은 다큐를 보고 가이드 투어에서 그 건축가를 정말 아끼는 사람의 소개를 듣고 그의 이전 작품들을 보고나자 조금씩 이..
내 아이를 나보다 낫게 키워내는 건 어떤 일일까. 학력이나 조건에 압도되지 않는 것. 지켜야 할 선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 잘했을 때 칭찬해 주는것. 슬픔과 좌절에 공감해 주는 것. 헤맬 때 최소한의 개입을 할 수 있도록 참을 줄 아는 것. 회복 탄력성을 키워 주는 것. 감정 코칭을 해줄 수 있는 것. 어때서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 사랑한다고 말해 주는 것. 적당한 조언을 주되 서서히 독립해 나가도록 밀어내는 것. 그럼에도 가끔 지쳐 돌아오는 너를 받아줄 여유가 있는 것. 내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너의 해맑음과 끝없는 호기심과 두려움을 모르는 직진과 적극적인 감정 표현과 솔직함과 용기와 총명함과 실패를 딛고 서는 끈기와 스스로 달랠줄 아는 의젓함과 바다를 향한 상상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