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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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일상

회전 기억들

디아나§ 2014. 9. 2. 03:58

 

  오래된 놀이 동산에 빙글빙글 돌아가는 기구처럼, 기억은 재생하고 죽고 다시 살아난다. 수년간 돌다보면 끼익거리며 왜곡이 약간 묻기도 하고 페인트칠이 벗겨지기도 한다. 그때의 목소리, 그때의 바람, 그때의 빗방울. 기억이란 영상이 아니다. 오히려 냄새고 온도고 촉감이다. 오래된 곳에 묻힌 기억은 이미 퇴색이란 과정을 겪은듯한 착각을 주기 때문에 여러번 되새김한듯한 아련함이 있다.

 

  이건 정리된 글이 아니다. 뒤죽박죽의 순간의 합이듯이, 단편들의 조각 모음이다.

 

  여행기를 현재의 순간에서 재해석하고 싶지는 않다.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별개이고 매우 따로, 그때의 수준에서 정리되어야 한다. 매번 - 찰나의 감각들이 모여 그 순간을 완성하고, 완성된 것은 그 자체로 고리를 만들며 우린 다음 phase 로 넘어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