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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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일상

농염한 아침

디아나§ 2012. 5. 14. 13:07

 아침.

 비오는 아침.

 비오는 아침의 침대 위에 고양이.

 

  이것만큼 떼어내기 어려운 게 있을까. 알람을 끄고 켜고 일고 여덟번쯤 반복하다 결국 요가는 첫날부터 빠지고 학원은 40분 지각했다. 그러고도 연신 하품을 하다 쉬는 시간에 라떼를 들이 붓고서야 정신이 들었다. 헤나는 유독 밤부터 새벽 사이에 농염해져서 침대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든다. 오늘 아침에 여덟시를 넘긴 순간 지금 일어나 준비하고 출발하면 늦지 않을 수있는 마지노선이라는 걸 알았지만 내 얼굴에 자기 얼굴을 붙이고 그릉그릉 대는 헤나를 외면하기는 밀려오는 잠보다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