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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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기억

디아나§ 2011. 9. 29. 06:32
잘나가는 애플사의 MAC이 아니고 맥도날드의 Mc. 어젯밤엔 당직이었는데 두시반쯤 기분좋은 간호사의 컬쳐콜로 잠을 깬 후로 세시부터 잠이 안와서, 누워 뒹굴대다가 하도 심심하길래 맥도날드나 시켜먹을까 고민했었다. 밤에 잠이 안오는건 왠지 캐쉬백(이거 영화도 있는데 재미있다!)을 남길수 있을것 같지만 실제로 당하면 - 그렇다. 잠이안오는 밤자체가 내겐 매우 드문일인것이다 - 그닥 생산적이 될 수 없다는걸 깨닫게 된다. 공부를 하거나 글이라도 쓰면 좋으련만. 암튼 얼마전에 처음 먹어본 상하이스파이스디럭스 치킨버거 - 이전까진 only상하이스파이스치킨버거만 먹었는데 슬슬질려가고 있었다 - 가 먹고싶어서 고민을 하다가 아무래도 심심해서 새벽세시에 패스트푸드를 먹는건 아닌거 같아 관뒀다. 사실 전화까지 했는데 그릴 청소 관계로 저 맛있는 버거는 주문이 안된다고 해서 깔끔하게 포기했다. 그러나 다시 반쯤 잠들었는데 네시에 콜을 받고 오기로 30분을 더 누워있다가 나가서 후딱 5am 샘플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결국 맥에 러브콜. 맥모닝으로 비건강한 아침을 시작하게 됐다.

새벽에 콜을 받았을때 가장 우울한 시공간은 기숙사에 나오고부터 병원까지 가는 3분여의 길이다. 고요한 그 길을 혼자 디뎌갈때의 고독은 강렬하다. 잠이 덜 깨 짜증스러울 때도 많다. 어젯밤 괜찮았던건 오랫만에 비가 조금 뿌렸는데, 촉촉하게 젖은 땅냄새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별히 어떤 기억이 묻은 냄새는 아니지만, 그래도 과거의 날들에 간혹 맡았던 그 냄새는 괜스레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혹시 그래서 잠이 안온걸까? 다시한번 말하지만, 내게 이런밤은 무척 드물어서 이유를 고민해볼 가치가 있다. 아, 출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