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나

보편적인 사랑의 노래. 본문

Art/음악

보편적인 사랑의 노래.

디아나§ 2010. 1. 25. 13:47

처음 브로콜리 너마저를 들었을때는 그저 그랬다. 보편적인 노래나 앵콜요청금지가 흥미롭긴 했지만 첫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가니 큰 굴곡없이, 대중가요처럼 귀를 중독시키는 맛도없이 흘러가서 그냥 듣다 말았다.

사랑에 빠지고 그게 달콤한 만큼 아픈 것임을 알면서 앨범의 노래가 하나씩- 약속이나 한듯이 정렬해서 하나하나씩 다가오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가사가 눈에 들어오고 보컬의 목소리들 쟁알쟁알 하는 발랄하고도 조금 슬픈 여운이 남는 연주들이 귀에 닿았다. 얼마전 미니홈피 배경음악이나 바꿔볼까 하고 브로콜리 너마저의 앨범을 찾았는데 지난 모든 감정선을 따라 담으려면 앨범을 통째로 사야한다는 걸 깨달았다. <보편적인 노래> 앨범은 내 사랑 이야기가 되었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 편지 - 말 - 보편적인 노래 - 유자차 - 두근두근 - 봄이오면 등)



이름마저 서정적인 브로콜리 너마저의 노래는 어느 혼자인 밤, 벽을 보고 하는 독백같다. 내 힘 바깥의 일들, 서로가 애쓰건 그렇지 아니하건 간에 정답없이 흘러가버리고 마는 감정의 문제들을 담백하게 털어놓는다.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의 가사를 보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다. 하소연을 받아주던 주변에서도 지쳐가고 일상은 변함없이 흘러가는데 과감히 떠나버릴 용기는 없고 속은 미칠것만 같은 밤엔, 금성무가 울지 않으려 조깅을 하듯 뛰는 수밖에 없다. 미친척하고 밤 공원길에서 춤추는 것도 정신 건강에 좋다.

브로콜리의 노래들엔 유난히 반복이 많다. 어쩔수 없음을 알면서도 아쉬움이 남는 듯이, 바보 같다는걸 알면서도 자꾸 돌아보게 되는 어느 순간처럼 같은 목소리, 같은 연주로 같은 소절을 반복한다. 1집 이후 여자 보컬이 탈퇴했다는 소식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