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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나
냄새와 공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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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여권신청을 하러가는데 잠깐 비가 내렸다. 눅눅하지 않은 공기에 잠깐 뿌리는 가을비. 우산이 없어서 당황스러웠지만 젖은 땅냄새에 조금 진정이 됐다. 어릴땐 조금더 이런냄새를 많이 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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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시골 고향이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없었다. 우이동에 이층짜리 외할머니댁이라든지, 옥상 위에 고양이가 누워 자곤하던 할머니댁은 기억에 있지만. 시댁을 몇번 들르니 남편의 시골에 대한 그리움을 이해할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끔 들르는 내가 알수없는 현실이 물론 있겠지만, 다녀오고 나면 그곳은 뭔가 아련한 느낌이 있다. 며칠 전엔 마당에 있는 나무들에서 직접 따온 대추와 밤, 고구마, 헛개 같은 것들을 몇박스나 가득가득 보내주셨는데, 나는 어떤 재벌집과 결혼해도 받을수 없는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 약간 감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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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 느낌은 엄마의 부재로 며칠간 비워졌던 부엌이, 엄마가 귀국하고난 뒤 온기로 차는것과 비슷하다. 그 온기가 뭘까 생각을 해봤는데 보일러를 땐다고 그것이 생기는 것은 아닌것 같다. 공간 구석구석에 집주인(이라기보다는 이 공간의 주인) 손길이 닿고 옆에 마트에서 사온 재로로 만든 반찬과 된장국에 양념으로 들어가는 썰은 고추냄새, 갓지은 밥냄새와 같은 이런것들이다.
그 온기를 흉내내고 싶어서 오랜만에 김치찌개가 올라간 저녁상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