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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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영화

Before Sunrise

디아나§ 2015. 10. 11. 11:28

 

 우연히 다시보게 됐다. 좋은 영화를 보는 것은 언제나 좋다. 배경이 어디였는지도 까먹고 있었는데 영화로 공간을 엿보는 즐거움도 컸다. 직접 가서 느끼는 공기는 또 다르다는 걸 알고있지만 요샌 이런 작은 것들이 울림이 크다. 영화는 변함없이 반짝이는 순간들을 보여준다. 음악 감상실에서 셀린느가 고개를 돌릴때 제시가 그녀를 보고, 제시가 시선을 돌리면 셀린느가 그를 본다. 꿈꾸는 듯하다가 진지해지곤 하는 눈빛들과, 스스로를 거침없이 표현하고 부딪치고 교감하는게 좋았다.  골목길에서 발걸음을 멈출 때나 대화 사이에 잠깐 정적이 흐를 때 숨을 죽였다.

 

 

 아련한 기분이 젊음에 대한 그리움이나 아쉬움일까 잠시 생각해 봤다. 사회에 적응하면서 내숭이 늘고 여전히 보수적이고 수동적인 면은 있지만  케미컬하기보단 물리적인 변화에 가까웠다. 바뀌었다면 내가 바꿀수 없는 것들에 대한 대처 방식이나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 일까. 불안을 받아들이고 현실에서 발을 딛는 법을 터득해가는 중에도 여전히 나의 작은 우주를 믿고 교감을 찾고 과감한 꿈을 꾼다. 이건 내가 사는 장소나 사회적인 위치, 가족이 변해도 달라지지 않을 거다. 나는 빙봉이 어디있나 찾지 않는다. 그건 내 어디에나 녹아들어 베이스를 이루고 있다. 나타나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