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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나
주말 아침 본문
간단하게 아침 거리를 사러갔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카페에 앉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구름이 꾸물렁 대서 이사하는데 비가 쏟아지면 어쩔까 걱정했는데 거짓말같이 아름다운 주말이다. 햇살의 마법이란 강력해서 냄새나는 골목길 구석과 회색벽의 그라피티에 닿고 이방인의 한켠 구석까지 비추어 도시를 그 클리셰에 맞는 수식어로 바꾸어놓는다. 커피랑 크로와상을 와삭이다 하늘을 보니 이파리가 투명하게 빛에 젖어있다. 요즘 다시 읽히기 시작한 책을 폈다가 지난주 내 아침을 행복하게 했던 빵집에 들러 슈게뜨 몇개와 점심에 먹을 샌드위치를 샀다. 슈게뜨 하나만 더 먹고, 짐을 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