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나

<훌리오와 에밀리아>, 책을 사랑한 감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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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리오와 에밀리아>, 책을 사랑한 감독

디아나§ 2012. 9. 26. 11:16

 

 

  원제는 '분재'다.

 

  소설 원작이라는걸 감안하더라도 감독의 문학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영화다. 문학과 신입생의 사랑과 그 8년 후의 남자의 모습을 번갈아 비추는데 전반적으로 파스텔톤의 포스터처럼 보송보송하진 않다. 군더더기 없고 사색적인 편이며 시대적으로도 (이건 같이간 사람이 말해준 이야기) 밝은 시절이 아니기에 내가 기억하는 청춘과 닮아있다. 프루스트는 영화 내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된다기 보다는 어떤 상징적인 존재로 나오는데 잔인하고 bluffing 가득하며 풋풋한 젊음을 그리는데 쓰였기에 용서해줄만 하다.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그리고 번역이 나와있다면) 원작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겠지 싶다.

 

 건대 씨네마테크에서 조조로 보았는데 처음 가본 영화관이었다. 프루스트의 책을 읽을 때처럼 자리를 조금 뒤척인 상영이 끝나고 나오자 오락실 옆 큰창으로 늦여름의 해가 비추었다. - 예술 영화관 답게 윗층 다락방 오락실 옆에 박혀있다 - 영화관 후의 전형적인 수다로 나름 떠들다보니 무언가 결론이 나오는듯 했는데 기억이 잘나지 않는걸 보니 또다시 바보가 되었거나 그다지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