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 일상
린
디아나§
2025. 4. 29. 11:45
봄날을 닮아 싱그럽게 피어나는 꽃과 같은 너에게.
어려운걸 시켜도 참고 해내는 어린 너가 웃어주는 순간은 전쟁같은 삶을 사는 엄마를 잠깐 멈추게 한단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나온 천사가 묵묵히 일하다가 짓는 빛나는 미소가 율이의 미소였다면 너의 미소는 아무런 걸 해주지 않아도 봄이 오면 햇살 아래 풀 틈 사이에 고개를 내미는 작은 들꽃같아.
웅- 웅- 하고 말을 걸어주는 너의 목소리는 오랜 친구를 떠올리게 한단다. 조금 더 크고 나면 얘기해줄게. 아주 오래전에 만났고 가장 어렵던 시절에 위로받고 일상을 사랑하게 해주었던, 그러다가 너를 뱃속에 안고 이별에 하염없이 눈물 흘렸던 지난 가을날에 대해서. 엄마의 첫 고양이를 닮은 너에게 남은 사랑까지 더해서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