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너와의 거리
디아나§
2023. 9. 22. 14:52
내 인생에 첫 감정과 감각과 인지와 삶을 선물한 너에게 나는 무엇을 더주고 덜주어야 할까. 매일 기록하지 못한 이유는 귀찮거나 피곤하다는 핑계가 가장 컸지만 어쩌면 하나하나 되짚어 가면서 사랑이 너무 깊어질까 두려워서도 있다. 언어로 인지된 감정은 가속되어 버려서 가끔은 과장되거나 억지로 옳지 않은 것을 합리화를 하기도 한다. 과잉된 감정이 지나치게 뜨거워서 너에게 냉정해야 할 때조차 식지 못할까봐, 그게 결국 나를 좀먹고 너를 망칠까봐 한걸음 물러설 때가 많다. 다만, 하루하루 눈부시게 성장하는 너의 목소리와 눈빛과 머리카락이, 나를 사랑해주는 순간들이 아쉬운건 어쩔까. 카메라를 들어도 기억하려해도 유한한 나의 뇌는 어떤걸 놓쳐버리고 말텐데. 이게 나의 행복을 위해 좋은 일일까?
이 거리를 나는, 어떻게 유지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