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별.
오늘 내가 진정한 의미의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고나서 잠시나마 이끌었던 팀의 팀원 둘이 회사를 떠난다. 이전에 다른 사람들이 퇴직할 때는 약간 아쉬운 정도거나 무심해서 오히려 이직을 축하하기도 했었고, 떠나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에 출근하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먹먹하다. 며칠째 쌓이는 비구름이 무거운 하늘처럼.
그냥 친했기 때문이라고 하기에 함께한 시간이 길지는 않았고 회사 외의 시간을 함께한 적도 거의 없었다. 몇 명 되지 않지만 내가 처음 챙기고 매니징을 고민했던 팀원들, 같은 분야가 아니지만 똑똑하고 일잘하는구나라고 보고 같이 일하고 싶던 사람들, 무언가 하나 제대로 잘 끝내보고 싶었던 사람들이어서 그런가보다. 삼촌은 나를 회사에 보내면서 처음 일년간은 일하면서 어떤 전문성보다는 팀원들이 너를 가장 좋아할수 있게 만들어라 라는 숙제를 내줬었다. 나는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그전까지 있던 집단은 개인의 업무 성과만이 그 사람의 능력 지표였고 그 외의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은 곳이었다. 같이 일하는 선후배나 다른 직군의 사람들과는 크게 컴플레인이 나올 정도의 충돌만 일으키지 않으면 아무도 따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리더쉽이라는 단어를 정말 모르고 지냈는데 그걸 궁금해하니 삼촌은 수직구조에서 윗사람이 아니고 아랫 사람들이 너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시작이라고 했다.
내 평가를 내가 하기는 그렇지만 숙제를 그렇게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그게 독이 되어 돌아왔다. 내가 저평가를 받은 것도 억울하지만 부서원이었던 사람들이 배제되어 가는걸 보는건 괴로웠다. 많은 오해와, 그걸 부추기는 이들이 있었고 그 과정에 팔다리가 잘린 채로 있을수 밖에 없으니 무기력하고 죄책감이 들었다. 주로 나는 다독이면서 분위기가 나아질 때까지 있어보자는 메세지를 주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여기를 떠나는 것이 저들을 위해서도 낫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어제 울먹이면서 인사를 해오는 그들한테 정말 수고했고 앞날을 응원한다는 말을 할 때는 괜찮았는데 오늘 아침에는 눈물이 난다. 아마도 처음 겪어보는 형태의 이별이라서 낯선 기분이 드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