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나§ 2020. 6. 2. 07:46

 물가에 와있으면 예전에 미술사 수업을 들을때 들었던 인상주의 화가들이 생각난다. 근교에 물놀이를 하러온 사람들이 보트를 타거나 뷰가 좋은 레스토랑에서 먹고 떠들거나 그들만의 사랑(?)을 하는. 해가 쏟아지는 대낮에서 오후 서너시쯤까지 물가를 돌아다니면 그런 느낌이 든다. 까르르 하면서 투명 카약을 타는 사람들, 물 튀기는 소리, 전망을 내세우는 카페나 레스토랑들, 펄럭이는 그늘막, 정면으로 보기 힘들 만큼 반짝이는 물빛.

 조용히 바다를 독대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위에 말한 것과는 다른 풍경을 만나게 된다. 아침과 해질녁 즈음에 바다는 특별한 얼굴을 보여주는데 아침 바다는 1분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매순간이 아름답다. 어젯밤 산책에 도망갔던 노랑 고양이는 저 멀리서 천천히 지나간다. 아무도 없는 해변가에서는 긴장된 눈빛이나 뒤로 바짝 넘긴 귀도 없고 걸음도 여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