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 일상

작은 영혼들을 위한 기도

디아나§ 2020. 1. 25. 15:01

어릴땐 자기 전에 항상 기도를 했었는데 나와 같이 짧게 있다 세상을 떠난 동물들을 위해 기도가 길어졌다. (내 욕심을 위한 기도도 많았지만) 병아리도, 할머니 댁에 키우던 멍멍이랑 자유롭게 지붕위을 오가다 사라진 고양이들이 하늘나라로 가길 기도했다.

요즘은 종교가 없다고 해서 딱히 인생이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는 않는데 그들을 위한 안식처를 빌어줄 수가 없다. 고속도로에서 어쩌다 이곳에 왔나 싶은 고양이의 쓸쓸하게 누운 뒷모습을 마주쳐도 나는 해줄 수 있는게 없다. 차라리, 고사리 같은 두손을 모아서 기도하던 어릴때가 나은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