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나§ 2017. 5. 21. 20:57

 

  전에는 낯설던 동네의 골목을 디뎌나가며 익숙해져 가는 일.

  수제 에그타르트가 있는 카페라든지, 다닐만한 작은 세탁소 라든지, 흰땅콩이 싸고 맛있는 집이라든지.

 

  시장에서 파는 두부에 대한 웹툰을 이전에 보았었다. 가볍게 먹을 저녁을 찾던 중에 직접 만든 두부집에 들러 이천원을 주고 한모를 사와서 먹어보았는데 소스가 없이도 무척 맛있어서 기분좋게 한 접시.

 

 일요일 아침의 여유로운 길을 이현우의 음악앨범을 들으며 달리는 일

 몸을 움직이는 법을 배우는 일

 

  집에서 좋아하는 공간이 될것 같은 거실 옆 테이블에 앉아 가끔씩 마주치는 눈을 꿈벅이는 헤나의 평화로운 그루밍을 지켜보며 끄적이는일

 

 앞으로의 일과 사랑과 삶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방향성과 아름다운 불안

 

 알랭드 보통과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서점에 들러 책을 사고 껴안고 돌아오는 일

 

 택시가 잘못 내려준 골목에서도 기꺼이, 즐겁게 걸어 돌아오는 저녁

 

 하나씩 자리를 잡는 내 공간, 처음 덮고잔 이불의 처음 느껴보는 보들보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