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헤나
코숏 3
디아나§
2016. 10. 10. 22:50
그들이 인간에게 제법 절실하게 의지해오려 하는 때는 오직 새끼 낳을때가 가까운 때였다. 할아버지나 아빠가 상자에 낡은 이불이나 옷가지를 깔아 마루나 부엌 한켠에 두면 어미는 그곳에 기꺼이 들어가 앉아 네 마리나 다섯 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았다. 눈도 못뜬 채 꼬물거리는 자그마한 생명체가 미야오거리며 어미 젖을 찾아 빠는걸 바라보는건, 어린 나의 세계에서는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두배로 앙칼져있는 어미고양이의 경계를 받아야 했지만.. 할머니는 주인으로 인정했지만 하염없이 선망의 눈길을 보내도 꼬마애인 나를 상대도 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나는 한껏 neurotic 한 어미 고양이가 막연히 무척 아름답다고 느꼈다.